스님들의 도박사건으로 불거진 최근의 사태와 관련, 사부대중의 결의를 모아 근본적인 쇄신안을 마련하고 혁신을 단행하기 위한 출재가 연합모임이 결성됐다.

청정성 회복과 정법구현을 위한 사부대중 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5월24일 기자회견을 통해 “사부대중이 지혜를 모아 흐트러진 승풍을 진작하고 바람직한 승가공동체를 구현해 한국불교의 미래를 제시하겠다”며 공식 출범을 선포했다.

상임공동대표는 청정승가를위한대중결사 의장 만초 스님과 우리는선우 성태용 이사장, 참여불교재가연대 이수덕 상임대표 등 출재가 3인으로 구성됐으며 공동대표는 정의평화불교연대 공동대표 우희종 교수, 서동석 민불동지모임 대표가, 집행위원장은 원명 스님과 정윤선 재가연대 사무총장이 선출됐다.

연대회의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사태는 스님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불교계 전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사부대중이 함께 책임을 통감하고 근본적인 혁신안을 마련해 건강한 미래불교를 이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연대회의는 사태의 책임소재를 가리고 단죄하기 보다 위기를 불교쇄신의 계기로 삼고, 사부대중의 힘으로 청정승가를 구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결성했다”며 “사부대중 모두가 이번 사태에 대해 깊이 참회하고 이를 기반으로 승단의 정체성과 청정성 회복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출범 취지를 밝혔다.

연대회의는 이날 ‘근본적인 혁신’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통해 승가의 구조적, 제도적 문제를 바로잡을 수 있는 혁신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깊은 참회와 정법 구현을 위한 개혁 △사부대중 참여하는 진상조사 및 대책위 구성 △스님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고 종단 개혁에 앞장설 것 △이익집단화한 중앙종회 계파모임 즉각 해체 △사찰 재정 투명성을 위한 사찰운영위원회 등 사부대중이 함께 운영하는 사찰공동체 방안 마련 △종단 위상 실추하는 무책임한 폭로와 제소, 비방행위 중단 △언론의 공정보도 등 6가지 결의사항을 제시했다.

또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제도 개혁과 계율·청규의 현대화, 사부대중의 상호감시체계 마련 등 불교 쇄신을 위한 다양한 개혁안도 함께 발표했다.

연대회의는 특히 재정과 권력이 함께 주어질 때 각종 문제가 불거진다는데 뜻을 모으고 "종단은 물론 불교계 모든 기구에서 재정과 권력을 분리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며 재정과 권력 분리를 위한 제도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종단이나 사찰운영 등에 있어 모든 재정관리는 재가자가 맡아 운영하며 스님들은 수행과 교화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개선돼야 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또 계율과 청규를 현대사회에 맞게 개선해 도덕적 규칙과 관례 사이의 괴리를 없애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승단의 청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감시체계를 만들어 스님들이 세속적 욕망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체계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획위원장 이도흠 정의평화불교연대 사무총장은 “제도와 문화, 사람이 바뀌지 않는다면 어떤 좋은 개혁안도 껍데기에 불과하다”며 “또 아무리 올바른 제도라도 역기능은 존재하는 만큼 미래 불교를 위해 진정 필요한 개혁안이 무엇인지 그 역기능까지 폭넓게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임대표 만초 스님도 “이번 사태를 개혁의 계기로 삼고 바람직한 승가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문제해결과 개혁을 스님들에게만 맡겨둘 것이 아니라 사부대중이 함께 동참해야 한다”며 “단시간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연대회의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법보신문 /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