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오 프로젝트 1’

지도자양성에 500만원,  법당 신축 불사에 1,000만원 흔쾌히 전달

보살의 보시금 500만원에 이름이 붙었다. 올해 78세인 대각성 박종오 보살이 “군포교를 위해 써 달라”며 전달한 포교기금을 접수한 우리는 선우(이사장 성태용) 측이 명명한 이름이다. “기부 목적과 예산 운영이 명확한 ‘목적기부’ 확산을 통해 이벤트성 기부문화를 개선해보자”는 선우 측의 설득에 ‘이름걸기’를 완강히 거부하던 노보살도 마침내 고개를 끄덕였다.

‘박종오 프로젝트’는 ‘기존의 기부 문화를 개선하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자’는 우리는 선우의 의지에 따라 탄생한 프로젝트다. 더불어 대각성 보살이 평생 실천한 인재불사의 궤적을 널리 알리고 확산시키려는 뜻도 담겨 있다.

오랫동안 교직에 몸담아온 대각성 보살은 2009년 퇴임까지 40여 년 간 불교학생회 학생들을 지도하며 일방적 가르침보다는 학생 개개인에 맞는 교육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을 체험으로 터득했다. 교육현장에서 느낀 깨달음은 보시행에서도 ‘일방적, 시혜적 보시’가 아닌 ‘자립을 돕고 상생을 이루는 보시’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지난해 우리는 선우에서 여성 노숙자 쉼터 ‘화엄동산’의 입소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활교육 프로그램에 500만원을 기탁한 것도 노숙자들을 자활로 이끄는 것이 진정한 도움이라는 신념 때문이었다.

요즘 대각성 보살의 관심은 온통 군포교로 쏠려 있다. 지난해 우연한 계기로 방문한 백마부대 수색대대 법당이 인연이 됐다. 당시 100여명의 군장병들이 모여 법회를 보던 법당은 창문도 없는 양철지붕이었다. 숨이 턱 막힐 정도로 답답하고 법당 안에서 앉지도 못한 채 서서 법회를 진행하는 모습은 참담할 지경이었다. 법당 너머로 보이는 말끔한 모습의 교회가 더욱 크게 느껴졌다. “법당을 찾은 이들에게 눈물겹게 고마웠고 또 미안했다”는 대각성 보살은 그저 장병들의 손을 일일이 잡으며 위로했다. 양철법당의 참담함을 두고만 볼 수 없었던 대각성 보살은 법당 신축불사를 발원하고 우선 불사금 1000만원을 희사했다. 원력이 있는 곳에 가피가 있다고 했던가. 이후 여기저기서 뜻있는 이들의 동참이 이어져 지난해 10월 개원법회를 봉행할 수 있었다. 신축법당이 결실을 맺는 모습이 더 없는 보람으로 다가왔다. 그 뒤로 군포교를 위한 보시는 계속되고 있다.

대각성 보살의 원력과 보시행을 체계적인 보시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해 우리는 선우가 마련한 ‘박종오 프로젝트’의 두 번째 과제는 군포교전문가 양성 과정 후원이다. 7월14~15일 서울 우리함께빌딩 6층 지혜善센터에서 진행하는 군포교 전문가 양성과정은 우리는 선우가 그동안 축적해온 군포교 노하우를 전수, 군포교 전문가를 양성하는 인재불사 프로그램. 박종오 프로젝트2를 통해 모금된 기금은 이 프로젝트의 프로그램 진행에 사용된다. 대각성 보살은 “군포교는 지식의 단순한 전달보다는 장병들의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불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후원을 당부했다.

“나는 그저 지금까지 살면서 받았던 것을 다시 돌려주는 것일 뿐 나보다 더 훌륭한 사람들이 얼마든지 많다”며 내내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대각성 보살은 그래도 “종로에서 태어나 조계사를 놀이터처럼 뛰어놀면서 자랐다”는 이야기를 할 때는 아이처럼 환한 웃음을 짓는다.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가진 것을 나누고 이웃의 입장에서 한 번 더 고민하는 노보살의 원력과 아름다운 보시행이 우리사회의 기부문화를 바꾸고 보시행을 더욱 확산 시키는 또 하나 초석이 될지, ‘박종오 프로젝트’의 세 번째, 네 번째 행보가 주목된다.

법보신문 김규보 기자 kkb0202@beop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