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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3-15 10:09
[조성택칼럼]새로운 불교를 상상하다
 글쓴이 : 여래화
조회 : 3,217  
[불교신문]
 
불교는 개혁의 종교다. 부처님께서 이 세상이 나신 이유가 또한 개혁을 위해서였다. 인간사의 길흉화복은 하늘의 신의 결정이라 믿는 사람들의 의식을 개혁하고 인간의 귀천이 태생에 의해 결정 된다는 당시 사회제도를 개혁하기 위해 이 세상에 나신 것이다. 그 개혁에 의식과 제도라는 이분법적 구분은 없었다.
 
부처님 이래 불교사 또한 계속적인 개혁의 역사였다. 대승불교의 등장은 바로 그 개혁의 한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불설(佛說)에 대한 전적으로 새로운 해석이 등장하였을 뿐 만 아니라 아예 새로운 경전을 편찬하기도 하였다. 아라한이라는 전통적인 수행 모델을 부정하면서 ‘보살’이라고 하는 새로운 수행의 모델을 제시하였다. 부처님 전생의 삶이 지금 내 삶의 모델이 된 것이다.
 
대승은 전통의 부정을 통해 전통을 계승하였다. 반야심경의 “무고집멸도”(無苦集滅道)는 사성제에 대한 전통적인 이해를 부정함으로써 오히려 사성제에 대한 해석적 지평을 확장하였다. 새로운 해석의 등장은 지리한 교리논쟁의 결과가 아니었다. 새로운 시대정신과 새로운 문제의식의 산물이었다. 밀교와 선종의 등장 또한 교리논쟁의 결과물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정신과 새로운 문제의식의 산물이었다.
 
지금 한국불교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들이 많다. 교세의 상대적 위축이 문제가 아니라 불교가 본래의 사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들이다. 종단 안팎에서 다양한 개선의 방안이 마련되고 있고 많은 실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전의 불교사가 그러했듯이 전적인 ‘자기부정’의 과정을 거치지 않는다면 지금의 여러 방안들은 일시적인 대중요법에 그치고 말 공산이 크다.
 
불교사의 어떤 개혁도 ‘과거’를 모델로 성공한 사례가 없다. 과거에 대한 전적인 부정을 통해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대승불교가 그랬고 선종이 그랬다. 한국근현대불교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성공’한 스님도 과거를 모델로 삼아 성공한 예가 없다. 불설(佛說)은 ‘지금 여기’의 문법으로 늘 새롭게 해석되어 왔으며 실천되어왔다.
 
새로운 불교를 상상하는 출발점에서 우선 낡은 사고의 틀을 걷어내는 일이 필요하다. 우선 ‘사찰’을 중심으로 불교를 사유하는 낡은 패러다임이다. 사찰은 지리적 공간일 뿐이다. 거기만이 부처님이 계신 곳이고 불교를 신행하는 장소라는 낡은 사유의 틀을 청산해야한다. 둘째, ‘출가제도’를 중심으로 불교를 사유하는 낡은 틀을 벗어야한다. 출가제도를 불교의 중심에 두고 불교를 사유하는 방식은 출가 자체를 ‘특권화’할 뿐만 아니라 재가 스스로의 책임감 회피와 주체적 의식의 약화를 정당화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셋째 ‘과거’ 전통을 중심으로 불교를 사유하는 것에서 벗어나야한다. 불교를 ‘전통의 종교’로 박제화 했던 것은 한편으로 서구의 근대불교학의 산물인 소위 ‘부디즘’(buddhism)의 영향이고 다른 한편으로 파행적인 한국 근대불교 100년의 역사에 그 책임이 있다.
 
21세기 한국불교를 생각한다면 ‘낡은 불교적 사유의 틀’을 벗어나 전적으로 새로운 불교를 상상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상상의 출발점은 지금 서 있는 사다리를 걷어차고 그리고 낡은 불교적 사유의 틀을 벗어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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