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수행과 불교의 현대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한 길을 걸어온 우리는선우가 창립21주년을 기념해 이 시대 멘토 7명을 초청, 릴레이 힐링법회를 열고 있다. 고통의 원인을 분석하고 치유법을 나누는 힐링법회 내용을 요약 게재한다.

 
눈·귀·코·입 있는 자체로  부자임을 아는 게 지족행복 /  반복적으로 명상하면 지족의 상태 몸에 배게 돼  한발 더 나갈때 초월행복

 

인생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행복’이라고 답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추구해야 할 행복은 우리 모두의 행복이어야 합니다. 그래야 진정한 행복을 찾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이 불행한데 혼자 행복하다면 그것이 참 행복일까요? 주변이 모두 가난한 데 혼자만 부유하다면 정말 행복할까요? 우리 모두가 행복해 질 때 자신도 행복해 질 수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행복해지고 인생을 보다 찬란하게 장엄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요. 그것은 바로 정견정립입니다. 정견은 바른 가치관이라고도 합니다.

이 시점에서 가치관 정립 차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금강경 정종분’입니다. 정종분은 금강경에 담겨져 있는 핵심메시지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금강경을 독송하고 심지어 줄줄 암기하고 있지만 정종분의 의미를 물어보면 아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금강경 정종분의 핵심은 “구류중생들을 내가 다 제도하리라”고 서원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구류중생이라는 것은 온 우주에 있는 유·무형, 유정·무정의 모든 중생들을 아우르는 범주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구류중생들을 다 제도하겠다’는 것은 무한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 보이지 않는 에너지까지 포함해 모두를 제도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금강경 제3장 정종분을 독송할 때 진정어린 마음으로 한번이라도 가슴 떨리는 심정으로 읽어본 적이 있습니까. 정말 구류중생을 다 제도하겠다는 진정어린 마음으로 독송을 한 적 있냐는 말씀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했다면, 우리 집에 있는 강아지나 고양이가 질병에 걸려 벌벌 떨고 있을 때, 저 강아지나 고양이의 고통을 어떻게 벗어나게 해 줄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울어본 경험이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경험이 있으면 제법 진정성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적어도 하루에 ‘무한우주에 있는 모든 중생을 다 사랑하고 제도하리라’고 진정성 있게 10번을 소리쳐 보세요. 그러면 삶이 달라질 것입니다. 그러면서 조금씩 더 노력하다보면 부처님과 같은 그 대자 대비한 마음이 비로소 느껴질 것입니다. 그것을 느끼면 저절로 눈물이 펑펑 쏟아질 것입니다.

구류중생을 다 제도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면 우선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내 가족, 내 직장’을 극락으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는 것은 기초 중에 기초입니다. 그 단계에 이르렀다면 거기에만 머무르면 안됩니다. 그것은 이기적인 인본주의에 그치는 것입니다.

범위를 더 넓혀 모든 인류, 지구공동체에 소속된 중생, 더 넓혀 자연을 포함한 범중생주의, 범존재주의로 나아가야 합니다. 범존재주의가 된다는 것은 대자대비한 마음을 갖는 것입니다. 이런 마음을 갖고 살아가다보면 궁극적으로 ‘우리 모두의 행복’을 구현하게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현실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자기 자신부터 행복(해탈)해야 합니다. 감옥에 있는 사람을 구제하려면 우선 자기 자신부터 밖으로 나와야 가능하듯, 중생제도를 위해서는 자기 자신부터 행복해져야 합니다. 거기에는 3단계가 있습니다.

우선 자신이 어떤 것을 성취하면 행복해질 것이라고 믿는 것들을 구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유희차원의 행복도 누릴 필요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구현행복인 것입니다. 그러나 거기에만 기대고 있다가는 좌절을 맞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세상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한 차원 다른 행복을 지녀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지족행복입니다. 어떤 것을 미래에 이루겠다고 마음먹고 노력한 끝에 마침내 결실을 맺음으로써 느끼는 행복이 구현행복이라면 지족행복은 이미 행복한 상태에 있음을 수긍하는 것입니다. 가만히 현실을 지켜보세요. 볼 수 있는 눈이 있고, 들을 수 있는 귀가 있고, 말할 수 있는 입, 숨 쉴 수 있는 코가 있다는 그 자체로 우리는 이미 부자입니다. 만약 이 모든 것들이 병이 나서 고치려고 한다면 얼마나 큰돈이 필요하겠습니까. 따라서 눈·귀·코·입 등 우리 신체가 정상적으로 있다는 그 자체로 이미 여러분들은 넘치는 부유 속에서 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대로 너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 그것이 바로 지족행복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닙니다. 수많은 법문을 듣고 ‘아 그렇구나’하며 이해하지만 돌아서면 금세 잊어버리고 맙니다. 왜냐면 반복해서 명상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복적으로 명상을 하게 되면 지족의 의식상태가 몸에 배게 될 것입니다.

부처님은 한 발 더 나아가 여기서 머무르지 말고 초월행복을 말씀하셨습니다. 해탈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분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첫 번째는 각성점두(覺性點頭)입니다. 깨어있는 상태. 다른 의식이 들어오지 않고 바로 볼 수 있는 깨어 있는 상태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아공법공(我空法空)의 정견입니다. 나도 사라지고 법도 사라진 경지, 그것은 아무 것도 없는 텅 빈 상태인 것입니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 나도 법도 놓아버린 그 상태에 이르게 되면 깨어있음은 더욱 깊어집니다. 깨달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들은 이 경지에 이르게 되면 저절로 ‘아하’라는 탄식이 나오게 됩니다. 그러나 흔들림 없이 이런 상태를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세 번째 단계인 기초수수용(基礎受受容)이 필요한 것입니다. 이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가령 우리가 감기로 몸이 아플 때, 깨어있는 상태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것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바로 기초수수용인 것입니다. 기초수수용이란 감기로 아플 때 그 고통을 관찰하면서 감기라는 것이 어떻게 몸에 반응하는지를 지켜보고 그대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이런 단계가 계속되면 저절로 초월행복이 확보될 수 있게 되고, 그렇게 되면 죽음도 없어지게 됩니다. 바로 해탈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경지를 경험하게 되면 여러분들은 마침내 불교를 만난 것이 진정한 행복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정리=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http://beopbo.com/news/view.html?section=1&category=88&no=73429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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